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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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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
22-04-23 10:04
조회
400
"나는 행복한 선교사입니다!"
[ 땅끝편지 ] 동티모르 이대훈 선교사 10. 연재를 마치며

이대훈 선교사
2022년 04월 05일(화) 08:21

동티모르 선교사로서 역할하면서 선교현장 동티모르인들이 나에게 정말 소중한 가르침을 준 것이 있다.
선교현장이 나에게 가르쳐준 선교의 의미이자 내가 선교사로 행복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골마을 베르마누레우(Bermanuleu) 마을 골고다교회를 담임하는 프란시스코 목사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은퇴하면 한국으로 돌아가느냐?" 나는 "선교사로 은퇴하고 한국에 가면 집도 없고 땅 값이 비싸 죽어도 묻힐 자리 마련하기도 힘들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랬더니 이 목사가 주저 없이 말한다. 마지막에 돌아갈 그 땅은 자기들이 줄테니 "여기서 우리와 함께 살자!" 한다.
그날 '함께 살자!' 이 말에 나는 얼마나 위로를 얻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동티모르에서 내가 헛살지는 않았구나.' 선교사로서 행복을 느꼈다.

그 이후로 필자가 주장하는 고백이 있다.
"성도는 교회에서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 어떻게든 행복해야 한다. 목회자는 성도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목자이다.
선교사는 선교현장이 행복하게 함께 사는 사명자이다." 이와 같이 프란시스코 목사가 안겨준 이 행복감은 나에게 귀중한 선교의 의미를 안겨주었다.

선교에서 '파트너십'(즉, 동반관계)을 아주 소중히 여기며 강조한다. 선교사는 어떻게든 선교지에서 이방인이다.
관계 측면에서 이방인으로서 해외의 선교현장에서 역할을 감당하는 선교사에게 파트너십은 정말 중요하다.
선교학을 공부하면 그 의미의 중요성을 계속 교육받는다.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동티모르에서 지내면서 내가 경험하며 새롭게 인식한 관계적 표현이 있다.
그것은 이 동반관계, 파트너십보다 더 유연하면서도 더 강력한 유대감을 안겨준다.

프란시스코 목사와의 대화에서 내가 행복을 느꼈던 의미, 그것은 선교현장에서 함께 '가족'이 되는 것이다.
받고 주는 수혜자와 공여자의 관계를 넘어, 또는 동등의 입장에서 이웃, 친구의 개념으로 상호 동반의 의미를 담은
파트너십보다 더 끈끈하면서도 끊어질 수 없는 절대적인 관계, 바로 선교의 신조어인 '패밀리십(Family-ship)', '가족'이다.
나는 동티모르에서 이 '가족'이 됨으로 행복해 한다. 하나님 나라까지 가는 한 가족, 이 땅, 이 세상에서의 가족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가족'으로 나는 동티모르 선교현장을 만난다. 우리는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다(Living together; Moris hamutuk).

동티모르에서 '콘비벤츠'로 마을 만들기를 하는 목적과 이유가 이 의미에 담겨 있다.
 '콘비벤츠'는 온 마을을 한 '가족, 식구'로 함께 인식하고 대한다. 베르마누레우 마을 성도들은 이방인인 우리를 '가족'으로 맞아주었다.
그것은 '파트너'나 '이웃'의 의미를 능가한다. 이 패밀리십에 선교사로 행복하다.

언젠가 선교사로 은퇴하고 돌아갔을 때, "당신은 뭐하다 왔습니까?" 질문을 받든지 아니면 "나는 뭐하다 왔지?" 자문했을 때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네, 저는 동티모르에서 하나님의 가족들과 함께 살다 왔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대훈 목사 / 총회 파송 동티모르 선교사

# P.S. 이대훈 선교사는 동티모르에 아직 없는 '교회 목회자 양성 과정' 설립을 위하여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동티모르 교회를 이끌어 갈 '다음세대'를 일으킬 (가칭)'동티모르기독교교육대학교'를 위하여 남은 선교사 기간에 전념할 것이며 동역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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